판시판에 올라가는 날 !
05시 30분에 호텔 로비로 가이드가 온다고 했으니
시간에 맞춰 준비한다.
전날 선플라자에서 200,000동 주고 산
노스페이스 점퍼를 입었다.
모자는 예전 제주도에서 일할 때 산 모자 !
05시 30분에 가이드, 동행과 함께 입구로 이동
차로 20분 정도 소요되었다.
https://goo.gl/maps/zY7yzMeAjS3G9TK89
Núi Xẻ Ranger Station Trạm Tôn · 9Q3F+6W3, QL4D, San Sả Hồ, Sa Pa, Lào Cai, 베트남
★★★★☆ · 음식점
www.google.com
이곳에서 공안에게 도장을 받는다.
물과 콜라, 간식을 배당받았으나,
동행으로 함께 한 언니는 작은 가방을 들고 온 관계로...
언니의 물을 내 가방에 대신 넣어줬다.
다이소에서 사 온 3M 장갑도 한 짝 나눠줬다.
드디어 등산을 시작.
1900m의 고도에서 시작하는 경로이다.
처음엔 등산로가 꽤 잘 정비되어 있어서 놀라웠다.
우리나라와는 다른 숲 속의 모습!
시작이 좋다.
한참을 가니 이런 계단형 바위가 나온다.
경사가 느껴지실까...?
잠시 쉬는 시간.
구름 사이로 언뜻언뜻 보이는 산들의 높이가 상당하다.
얼마 오르지 않았는데...
신발 앞코가 갈라진다.
내 300,000동짜리 등산화....
이럴 수가...ㅋㅋㅋ
갑자기 닭이 등장한다.
엥...? 갑자기....?
닭을 지나치니 바로 대피소가 나온다.
이곳은 2박 3일 일정으로 판시판에 올라가는 사람들이 묵는다고 하는데,
텐트처럼 보이는 대피소들과 그 길의 정비가 잘 되어있다.
우린 당일치기 일정이므로
이 대피소는 쿨하게 스쳐간다.
구름 사이로 판시판 정상의 케이블카 정류장이 보인다.
벌써 다 온건 아닐 텐데? 뭐지?
초코바를 먹으며 시간과 고도를 확인해 본다.
가이드님은 6시간 정도는 걸리니 아직 멀었다고 하신다.
한참을 더 오르니 멋진 경치가...!
저 멀리 보이는 작은 마을은 '라이짜오' 마을인데,
평소에는 정말 보기 힘들다고 하셨다.. 와우...
이렇게 보이는 게 굉장히 귀한 경험이라고..!
조상님... 감사합니다...
멋진 풍경을 뒤로하고
일단 오른다.
가방에 달린 뜨개구리가
나 대신 경치를 구경한다.
일단 오른다.
그러다 보면 이런 사다리도 나온다.
가이드님은 두 발로 그냥 올라가시는데,
나와 동행은 네발로 기어 올라갔다 ㅠㅠㅋㅋㅋ
점심 식사를 할 대피소에 도착했다.
오는 길에 진흙길도, 무소의 응가길도 있어서
동행과 나의 신발이 푹푹 진흙투성이가 되었다.
대피소 앞엔 수도를 끌어다 만든 세면대와
(물이 아주 잘 나온다.)
누군가 쓰다 간 대나무 지팡이들이 있다.
(우리는 받지 못했다.)
가이드님이 이고 지고 올라온 음식!
반미, 치즈, 야채 등등.
불도 켜서 돼지고기 볶음도 해주셨다.
다 넣어 샌드위치하여 먹으면 된다.
허겁지겁 먹어버렸고...
삶은 계란은 하나 챙겼다.
아...호텔 냉장고에 맥주 한 캔 두고 왔는데...
맥주 한 캔 5만 원에 판다고 해도
사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아쉬웠다. ㅠㅠ
다 먹고, 쓰레기를 챙기고!
다시 이동해 본다! 기운이 샘솟는다!
저 멀리 보이는 베트남 국기..!
판시판 정상에 있다는 그 국기인가?!
싶은 마음에 찍어보았다.
저기 멀리 보이는 경치도 좋지만,
저거... 혹시... 케이블카.. 줄인 걸까...? 했는데
그냥 전선이라고 하셨다ㅋㅋㅋ
그럼 케이블카는 어디 있는데 ㅠㅠㅠ??
여쭤보며 한참 오르니까
바로 케이블카 정류장이 보인다.
저 멀리에 정상도 보였다!
힘을 내서 올라가 보자.
고도가 높아질수록 숨이 덜 쉬어진다.
젖은 마스크를 끼고 숨 쉬는 기분이 들었다.
오르막-내리막-오르막-내리막의 연속이다.
저 돌산의 정상에 있었지만
아래까지 한참을 내려와야 한다.
아까 보았던 전신주의 모습이
저 멀리에 보인다.
저 위까지 올라갔다가,
다시 내려갔다가,
지금 다시 또 올라온 상태이다.
판시판은 계단이 정말 많다ㅋㅋㅋㅋㅋㅋ
이제 진짜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하며
뇌를 잠시 빼고 오른다.
나날숫따... 나날숫따...
근데 사실은 한 5시간 정도 지나고 나니
별로 힘들다는 기분이 들지 않았다.
내리막길이 내 페이스조절을 도왔기 때문일까?
드디어 보이는 케이블카 정류장이 보인다.
케이블카를 탄 사람들과 손인사를 나눠본다.
여러분... 제가 해냄!!!!!!!!!
안개의 도시 사파에서 벗어나...
파란 하늘을 맞이한 순간.
속이 뻥 하고 뚫어지는 순간이다.
잠시 속 시원한 경치를 구경해 보자.
이래서 사람들이 산에 오르는 걸까?
정말 너무 개운하다.
구름이 내 발아래 있다는 게 경이롭고
내가 이곳까지 왔다는 게 비현실적이란 생각이 든다.
조금 더 올라가 보자.
이제 진짜 정상이다.
멀리서 보이던 그 국기,
정상에 도착했다!
사람들이 굉장히 많지만
서로 양보하고 배려하며 사진을 찍는다.
베트남 분들의 사진을 찍어드리며 "못 하이 바!" 하니,
그분들은 "하나 둘 셋!" 하신다.
ㅋㅋㅋ언어 교류의 현장.........
조금 더 이동하면
더 멋진 정상석 사진도 찍을 수 있다.
동행에게 급한 일이 생겨 바로 하산해야 한다고 한다.
하지만 내려가면서도 사진을 포기할 수는 없다.
동행언니와 함께 서로 찍어주고 찍히며 내려가보았다.
내려가는 길 또한 장관이다.
원랜 저 구름마저도 없을 때가 있다.
그럼 부처님이 세상을 내려 살피는 모습으로 보이는데,
그건 조상님이 5대 정도 덕을 쌓아야 보이는....ㅋㅋ
난 아래 구름이 있으니까,
3대 정도 덕을 쌓으신 걸까?
조상님... 감사합니다..!
부처님의 불상이 정말 "와"소리 나온다.
정말 크고, 장엄하다.
그 밑의 구름은 나른 나른하고.
해는 내리쬐고.
아... 이래서 사람들이 사파를 잊지 못하는구나.
불상에서 밑으로 내려가는 계단을 걷는다.
굉장히 가파르고 단수가 많다.
정류장에서 가이드님을 다시 만나
케이블카로 하산한다.
아까 저 둥근돌 산에 내가 있었는데...
저 전신주...ㅋㅋㅋㅋㅋㅋㅋ
내가 저 아래 있었는데ㅋㅋㅋㅋ
다시 구름 속,
안갯속으로 들어간다.
내가 방문한 10월엔 '라이스 컷'
ㅋㅋㅋㅋㅋㅋ
즉, 수확을 마친 상태라
빛으로 물든 논은 보지 못했다.
하지만 저 많은 논들과,
옹기종기 집들이 너무나도 정겹다.
케이블카에 내려서는
가이드가 연락해 둔 택시기사님의 차를 타고 이동한다.
바로 호텔로 데려다주셔서
편하게 씻고 쉴 수 있었다.
동행 언니도 같은 호텔에 묵고 있었는데,
바로 한국으로 떠나야 해서 아쉬웠다....
씻은 뒤,
점심때 챙겨둔 삶은 계란과
오르는 내내 생각해 둔 맥주 한 캔.
세상이 내 것이 된 기분이다...
밤의 선플라자.
조명이 참 멋지다.
여행 카페에서 만난,
하노이에서 내게 의약품을 안겨준 언니는
아들과 함께 먼저 사파에 와있었다.
심지어 같은 호텔!
내일 하노이에 가는 버스도 같은 버스!
함께 저녁 식사를 위해 선플라자 앞 고깃집에 갔다.
진짜....... 진짜 밥이 꿀맛이고.....
허겁지겁 찰밥(대나무밥)까지 끝내주게 먹었다.
저 버섯... 삼겹살... 곱창... 모두 잊지 못할 맛 ㅠㅠ
하산할 때 가이드님이 인증서와 메달을 주신다.
아주 위풍당당한 나의 메달.
오늘의 등산이 나에게 큰 의미로 다가오게 해 준다.
오르면서 정말 힘들긴 힘들었다.
고도가 높아질수록 숨 쉬는 게 힘들어지고
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다.
내리막길이 나오면 하... 또 올라가는구나 싶었다.
하지만, 오르며 차오른 숨을 내려가며 고를 수 있고
다시 올라갈 힘을 충전하니까.
난 내리막길도 감사히 받아들일 수 있었다.
인생도 마찬가지 아닐까?
내리막길은 오르막길의 발판이 아닐까,
난 오늘도 해냈다.
내가 할 수 있었다.
이런 성취감을 하루 만에 느낄 수 있다는 것이
등산의 매력일까?
나날숫따. 나날숫따 !
앞으로의 내 인생이 더 기대되는 하루다.
-
[판시판 등산 필수 준비 목록]
1. 모자
(챙이 넓은)
2. 수건 혹은 손수건
3. 등산화
4. 등산스틱
( 보통 가이드들이 대나무 스틱 주워준다고 합니다. )
5. 휴지
6. 쓰레기봉지
(내 쓰레기는 내가 챙겨 내려오기 )
7. 바람막이 등의 겉옷
( 올라갈 땐 덥지만 내려올 땐 땀도 식어서 극악의 추위를 느낄수도 있습니다)
8. 장갑
(저는 마트에서 3m 싼 장갑을 사갔는데 정말 유용하게 썼어요. 네발로 가야하는 구간이 생각보다 많습니다.)
9. 여행자 보험
(계단 오르다가 뒤를 돌아보면 구름 뿐이 안보여요.....그 정도로 위험하고 미끄럽고 가파르지만 안전이 보장되어있지않아요....ㅋㅋ조심히 내 몸 내가 챙기는게 최고라 생각합니다)
10.날씨 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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